지난주에는 매실 수확하느랴
무척 바쁜 한 주를 보냈는데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이라
매실 수확을 하루 멈추고 절에
갔다 조금전에야 돌아 왔습니다
부부간에는 살아가면서 비슷하게
닮아 간다는데 우리부부는 40년을
넘게 살아도 닮아가는 구석은 전혀
찿아 볼 수 없고 성격이나 취미,식성
마져 극과 극입니다
남편은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이고
마누라는 매사가 천하태평이며
남편은 싱거운 음식을 좋아하고 매운
음식을 아주 싫어하는데
마누라는 짜고 매운 음식을 좋아하고
그 매운 청양고추를 아주 즐겨 먹습니다
어쩌다 간혹 라면을 삶아도
저는 밀가루 냄새가 폴폴나는 약간
덜 익은 꼬들꼬들한 라면을 좋아하는데
마누라는 라면 끓여 놓고 10분 후
퉁퉁 불은 라면을 아주 맛 있다고 먹는
식성입니다
저는 무슨 음식이던지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지만 마누라는 닭고기,
돼지고기,생선회는 전혀 먹지 않고
오로지 채소 위주로 까다롭게 음식을
많이 가리는 편입니다
냉면을 먹어도 남편은 항상 물냉면이고
마누라는 오로지 얼큰한 매운
비빔냉면이며 김치도 저는 금방
담은 풀냄새나는 겉저리를 좋아하지만
마누라는 묵은 신김치를 좋아합니다
남편은 두주불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술을 아주 즐겨먹고 알콜을 사랑하지만
마누라는 술에는 근처도 못가면서
여태까지 술자리에서 분위기 맞추어
줄줄도 모르는 애교없는 사람입니다
부부가 오래 살다보면 차츰차츰 동질감을
느끼면서 서로 닮아가며 살아간다는데
우리부부는 갈수록 불협화음으로 이렇게
재미없게 살아가고 있습니다.....ㅎㅎㅎ